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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의 관계가 돈독하고 워낙 친하다보면 잡일도 많이 도와줍니다.
한 번은 선배님 고객 사무실이 이사를 하는 데 잡일이라도 도와주자 해서 몇명의 후배들이
그냥 따라갔습니다...(사실은 할 일도 별로 없었지만 끝나고 소주 한 잔이 더 기대되었지요...ㅋㅋ)

이일 저일 도와주고 거의 마무리 지으려는 순간 그만 일이 터졌습니다.
창문 사이로 삐져나온 못을 못보고 일어서던 제가 그 못에 머리가 찔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별로 아프지도 않아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찔린 곳에서 피가 나는 바람에 선배와 함께 병원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5바늘을 꿰매는 중상(?)이었지요.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 그냥 꿰맬 수 없어 상처부위의 머리카락을  제거합디다...혹시 영구 머리가 기억나실런지...
그리고 다 꿰맨 곳에는 하얀거즈에 십자로 반창고를 붙여줍디다... 그 땐 그랬습니다... 

도저히 이 상태로 회사 출근하기도 어정쩡하고 고객사무실 방문도 그렇고...
대안을 찾던 선배와 저는 모자가게를 들러서 모자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중절모자였죠.. 



제 나이 30대초반이었습니다.
까만 양복에 중절모자를 쓰고 출근을 했습니다.

회사 직원들의 휘둥그레지는 눈을 보는 것은 그나마 즐거움이었습니다.
큰 계약이 있어서 고객사무실을 방문해야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누구를 대신 보내야하나?  그냥 이 모자를 쓰고 가야하나?
거울을 보니까 제법 괜찮은데...ㅋㅋ

그냥 스스로 일을 해결하기로 결심하고 고객사무실을 향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직원들의 눈빛과 관심이 쏠리면서 수근대기 시작하더군요.

나중에 담당자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날 이후로 그 층에 있는 모든 직원들이 저를 알게 됐다는 군요.
어느 회사의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래서 회사 출입도 쉬워졌고 금새 친해질 수도
있었지요... 물론 좋아하는 팬도 생기고...ㅋㅋ

이것을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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