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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도자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다.(不知)

먼저 지도자의 옹졸함을 꼽고 싶다. 간장종지는 대접의 크기를 가늠할 수도 없고 대접인지도 모른다. 그저 넉넉한 둥근 벽이 있을 뿐이다. 5척의 신장으로는 5척 이상의 키를 잴 수 없다. 지도자의 도량이 얼마나 넓은가에 따라 대사를 실행하는 인사들의 그릇과 역량이 결정된다.


둘째는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곳에 누가 어떤 방면의 현자가 있는지를 찾는 노력을 지극히 하지 않으면 우연히 걸려드는 인재를 만나기를 기다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많은 그물을 던져 성과가 없더라도 한 두 번의 만선으로 빈 그물을 모두 감당하는 것이다. 권세의 정점에서는 세상과의 소통이 만만치 않다. 특별하고 지극한 노력이 없이는 인의 장막, 말의 커튼에 둘려있을 뿐이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통찰력의 부재를 들고 싶다. 사람은 모두 자신의 이익과 이해에 우선한다. 다만 그 이해의 우선순위가 각기 다를 뿐이다. 명예, 재물, 지식, 권력 등 각각의 우선하는 이해속에서 모자이크를 맞추듯,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듯 사람에 대한 통찰력으로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단순히 청렴하다거나 전문성이 있다거나 하는 기계적 척도뿐만 아니라 완성된 인격의 됨됨이를 가늠하고 그것을 업무의 전문성과 합치하게 되는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단편만 보기보다 입체적 사고를 해야한다.


2. 인재를 절실히 찾지 않으며 활용하지 못한다.(不切)


첫째 이유는 사람의 장점을 먼저 보는 긍정의 태도가 부족한 경우다. 거꾸로 단점을 먼저 취하고 그래서 안 된다는 사고로 본다면 세종시대에도 써먹을 인재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사실 단점이란 누구에게나 있고 또 엄밀히 따지만 단점이 아니라 다른 특성일 뿐인 경우가 많다. 자신과 다른 특성을 자신은 옳고 타인은 그르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인재를 모을 수 없다.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일컫는 것일까?


둘째는 전문업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다. 지도자는 직접 수행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해당 업무의 성격과 목적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해야 한다. 예술기관이니 예술가가 수장이 되어야 하고 체육기관이니 체육인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관점에서는 일견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문제는 수장이 해야하는 것이 예술이나 체육은 아니지 않은가! 경영은 경영의 몫이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처럼 특별한 분야에 특별한 직능을 위주로 편협하게 적용하는 것은 전문역량을 발휘 할 수 없게 만드는 일반적 사례이다.


셋째는 지도자의 그릇이다. 작은 그릇 일수록 큰 그릇을 못 본다. 아니 본다 하더라도 곁에 두고 함께 일할 수 없다. 남들의 시선이 두렵고 자기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는 경우인데 사실 이런 문제가 많지만 역으로 독선도 마찬가지다. 포용하지 못하면서 나는 옳고 그는 그르다고 주장한다. 강직하고 원칙분명하다는 것과 내 그릇이 그보다 작다는 변명과는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한 것 아닌가!


3. 인재가 지도자와 화합하지 못한다(不合)

첫째는 목표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이다. 추구하는 바와 가치가 다른 경우 사실 함께 하기 어렵다. 지도자와 현신의 결합은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적 유대보다 목적의식의 공유가 중요하다. 그곳에 함께 가야할 필요를 같이 가져야 한다. 한사람은 가고 싶고 가야 하는데 또 한 사람은 가면 좋지만 안가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전력을 다한 자기 헌신이 나올 수 없다. 그곳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함께 계속 길을 가겠는가? 혹 소통의 문제라면 설득하고 대화하고 이해시키며 가치를 새로 설정하고 목적을 공유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향이 다른 경우라면 극복하기 어렵다.


둘째는 방법론의 차이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그 표현방식과 과정의 방법론에서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기가 힘들다. 그러나 목적이 같다면 이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고도의 정치활동으로 2인3각 할 수 있다고 본다. 비록 속도는 느리더라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협력하면 방법론의 차이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의 차이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것과 함께 서로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 함께 다다르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과정에 성실할 것을 신뢰해야 한다. 내 것을 양보하고 내 놓았는데 그것만 똑 따먹고 뒤 돌아 선다면 앞으로는 투쟁만 있고 비난만이 난무하지 않겠는가!


셋째는 조화를 이끌어 내는 지도자의 도량부족이다. 다른 것과 그른것의 차이를 모르는 것이다. 세종은 법가적인 허조, 도가적인 맹사성, 유가의 황희, 불가적인 변계량 등을 모두 함께 끌고 갔다고 한다. 인위(人爲)는 무위(無爲)를 헐뜯고 유가(儒家)는 석가를 공격하면서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三人行 必有我師라 했다. 분명 배울것이 있고 서로를 세울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지도자의 조화로운 인재운용은 지도자의 품의 크기이다.


부지(不知), 부절(不切), 불합(不合) 이 3가지 인재를 모으지 못하는 문제의 공통점은 지도자의 자질문제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제도인 직접투표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하는 경우 그의 도덕성도 검증해야 하지만 그 품의 넉넉한 수준을 판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평가 기준은 그 주위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많이 모여드는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수시로 사람들이 바뀌고 물갈이가 되는 것은 그럴 듯 한데 겪어보니 아니라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국가의 장래는 개인의 장래보다 중요하다. 다수의 문제이고 자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백년대계의 지도자상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를 짊어지고 나갈 세계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청소년시절부터 인문학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강화해야 한다. 시카고 대학이 3류 대학에서 1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인문학의 강제적 도입이고 강화였다. 우리는 근래들어 점점 인문학을 약화시키고 응용학문만 성공을 위한 전가의 보도인양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 않았는가!

인문학은 그 자체로 인간에 대한 통찰의 크기와 개인의 도량을 넓혀주는 학문이다. 세종의 어린 시절 지독한 독서의 내용은 대부분 경(經)과 사(史)였을 것이다. 이 경사(經史)는 기본과 응용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사색하는 기초가 된다. 이 이해를 토대로 법학, 교육학, 의학, 신문방송학 등의 응용학문이 세워지는 것이 올바른 학문의 순서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권하고 싶은 방법이 있다면 독만권서(讀萬券書) 행만리로(行萬里路)의 방법이다. 독서력은 모든 배움에 우선하는 방법이다. 교과서를 외우게 하지 말고 독서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독, 숙독, 지독, 속독 등의 독서 방법과 체계적인 책의 공급등을 제시해야 한다. 동시에 귀로하는 독서인 경청의 필요와 방법 또한 배워야 한다. 이런 기초방법을 숙달 한 뒤에 문사철-정경사-수물화생-기예악의 기초를 닦아나간다면 중고등학교 시절 능히 1천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사색하고 토론한다면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남달라 질것이다.

이에 더해 기회를 자주 만들어 여행을 하게하고 봉사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예술을 접할 기회를 자꾸 만들어야 한다. 점수 따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예술 활동이 아니라 클래식위주의 예술을 중심으로 한 활동이다. 클래식은 세월의 풍파를 건너뛰어 살아남은 인류공통의 유산이자 자산이다. 이것은 시공간을 넘어서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감대를 쌓아온 것이다. 유행가와는 다르다. 동시에 가족의 가치를 재발견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가족은 언제나 내 편이다. 내가 실수하고 잘못해도 그래야 한다. 그런데 그 가족마저도 어려워진 배우자와 부모를 내버리고 떠나는 세태가 되었다. 지극히 염려스러운 사실이다. 이제는 믿고 의지하며 돌볼 가족마저도 별 볼일 없는 사건 때문에 갈라서는 평범한 관계로 하향 평준화 된 것이다. 위기의 시대이다.

백년대계를 세울 지도자를 위해 오래된 커리큘럼의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세종께서 그 전형을 보여주셨다.




Writer Profile
김태균  집단지성 네트워크 '더포티라운드 The 40 Round'

사람답게 사는것과 행복한 성공을 위해 자신을 찿아가는 여정을 고민함. 내일을 위해 오늘을 성실히 경영해야할 경영자로서 1인기업과 브랜드를 만들 자기경영플래너!
주니어리더십센터 및 미래형커리큘럼연구소 소장, 에너지큐브 이사
저서:지혜의 숲에서 길을 찾다,굿바이 딜레마. http://dreamerchan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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