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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여행하다가 맑은 강만 보이면 근처 어느 집에선가 어죽이 끓고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생선국수 전문점들이 적지 않다. 대개 하천 근처에 살면서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던 동네에서 민물생선으로 만든 생선국수가 많이 발달되어 왔다.

생선국수는 어죽, 어국수, 어탕국수 등의 이름을 가지고 팔리고 있다. 바다의 큰 생선은 뼈에서 우러나오는 국물이 진하고 구수해서 매운탕이나 지리(맑은국)로 많이 먹는데, 작은 민물고기들은 비린 맛이 심해서 끓이는 노하우와 어떤 양념을 첨가하냐에 따라 생선국수의 맛이 달라지곤 한다. 백이면 백, 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같은 생선을 가지고도 내는 맛이 천차만별이다. 전국의 생선국수집 몇 곳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리산부터 흐르고 있는경호강의 맑은 물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파는 일을 하던 아들과 동네에서 손맛을 알아주던 어머니가 10여 년 전 함께 가게를 차렸다. 아들이 잡아온 물고기로 어머니가 국수를 만들어 팔고 있는늘비식당이 그 주인공이다.

한가한 오후에는 가게 앞에서 중년의 아들과 노년이 된 어머니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그날 잡은 물고기의 내장손질을 하고 있다. 매일 잡히는 고기가 다른 까닭에 식당입구 수족관에는 철 따라, 그날의 상황에 따라 물고기 종류가 항상 달라진다. 아들이 고기를 잡는 담당자라면 어머니는 잡은 고기를 담당한다. 어머니는 생선을 오래 고은 후 생선뼈는 채로 건져내 양념을 가미한다. 된장, 고추장를 베이스로 산초가루, 방앗잎 등 한국의 각종 허브라 할만한 향이 있는 잎과 들깨가루를 넣어 민물생선의 비린 맛을 입맛 당기는 맛으로 바꾸어 놓는다. 어머니의 마술이다. 이 집에선 이를어탕국수’라 부르는데 무척 걸쭉한 국물에 소면국수가 들어가 있다. 밥이 들어간어탕밥도 있다.

늘비식당 경상남도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 267-23. 055-972-1903. 어탕국수(소면) 6,000, 어탕칼국수 7,000, 어탕밥 6,000.

 

 

어부의집은 상호에도 드러나듯 어부가 있는 집이다. 시골의 억척스러운 할머니는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놀음하는 남편 뒷치닥 거리를 해가면서 재산을 불렸다. 비결은 할머니의 손맛이었다. 일생의 고생한 이야기를 듣자니 어죽 장맛이 어찌 깊지 않으랴 하는 생각이 든다.

집 앞의 강에서는 어떤 물고기가 잡히냐는 질문에 피리, 매기, 빠가사리, 눈치 등을 읊어댄다. 모두 물이 맑아야 볼 수 있는 물고기들이다. 이런 물고기를 삶은 뒤 절대 믹서에 갈지 않고 전부 손으로 발라내어 어죽을 끓여낸다. 손님의 주문이 들어오면 육수와 고기를 넣어 끓이는데 이때 고추장만으로 맛을 낸다. 그리고 소면과 손수제비를 넣어 마무리 한다. 이 집의 어부는 바로, 당찬 할머니의 남편. 할아버지는 35년째 고기를 잡고 있다. 식당 입구가 작은 상점으로 되어 있어 처음엔 식당 같지 않아 갸우뚱할 수 있다. 맛의 기본을 잘 지키고 있으니 무주가면 꼭 들러 볼만한 어죽집이다.

어부의 집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내도리 1854-1. 063-322-0503. 어죽 6,000

 

 

민물생선을 끓인 국물에 쌀이 들어가 죽이 되는 경우도 있고 국수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

는데, 충청지역에서는 쌀과 국수가 모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면천가든어죽은 밥보다는 국수의 양이 훨씬 많아 죽이라고 부르기가 좀 어색할 수도 있다.

이 동네에선 추어탕처럼 생선을 푹 끓여 먹는 게 흔한데, 붕어가 생기면 붕어를 미꾸라지나 잡어를 낚아오면 그 잡어를 푹 끓여서 숟가락이 꽂힐 정도로 진하게 먹는 것을 잘 만든 어죽이라고 부르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면천가든의 어죽은 얼큰하면서도 크림스프 농도처럼 크리미하여 면과 조화를 잘 이룬다. 식당 앞에는 면천저수지가 아름답게 펼쳐 있는데 이 곳은 오염되어서, 식당에서 쓰는 물고기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서 수급한다.

면천가든 충남 당진군 면천면 원동리 298-6. 041-356-3572. 어죽 5,000, 미꾸라지튀김 20,000, 매기매운탕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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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가 볼만한 생선국수집>

강변가든

금강변 어죽거리에는 집 앞이 바로 계곡이었기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식당들이 많다. 그 중에 30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강변가든이다. 이 집 어죽은 너무 걸쭉하지도 묽지도 않고 밥 반 국수 반정도의 비율로써 어죽을 처음 먹는 사람들도 쉽게 먹을 수 있다. 배불뚝이라는 작은 생선을 바삭하게 튀겨 돌려 담은 뒤 달콤한 고추장소스를 얹어 먹는 도리뱅뱅이 위에는 미삼이 올라가 가 있다.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인 만큼 어죽에 인삼을 활용한 곳들이 많다.

강변가든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265-1. 041-752-7760. 인삼어죽 5,000 (도리)뱅뱅이 10,000.

 


산마루가든

강가에서만 생선국수를 파는 것은 아니다. 낚시꾼들에 잘 알려진 예산의 예당저수지 근처에도 어죽집이 많다. 높은 곳에 위치하기에 예당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평상에서 어죽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별로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 진한 고추장빛으로 뭐 그런그런 맛이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면 밥, 소면, 수제비가 고루 들어있어 씹는 맛과 얼큰하면서도 구사한 맛이 서로 잘 어울린다. 백숙 등 다른 요리도 있으나 손님 대부분이 어죽을 주문한다.

산마루가든 충남 예산군 대흥면 노동리 140-6. 041-334-9235. 어죽 5,000, 백숙 35,000.

 

조샌집

지리산, 덕유산 등 고산이 있어 청정계곡이 많은 함양이기에 그 지역 토박이는 천렵한 민물고기의 음식이 익숙하다. 조샌집은조생원의 집’, 즉 조씨네 집이라는 의미의 사투리로 외관이나 내부가 전혀 특별한 것 없는 식당인데 지역사람들에겐 꽤 알려져 있다. 식구들이 잡은 민물고기로 시어머니의 대를 이어 요즘은 며느리가 그 맛을 받아 음식을 하고 있다. 얼갈이배추를 넣어서 다른 생선국수보다 푸른 잎이 보여 먹음직스럽다. 방앗잎과 제피가루(초피가루)를 별도로 주니 생선국수 본래의 맛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가미하면 더욱 별미가 된다.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5-5. 055-963-9860. 어탕국수 5,000, 민물고기튀김 20,000.

 

둥구나무추어탕

금산군 추부면은 추어탕 특화거리라고 불릴 정도로 추어탕집들이 많다. 전라도와 가깝기 때문에 미꾸라지를 갈아서 양념하는 방식이 전라도와 많이 유사한 편이다. 둥구나무추어탕에서는 다른 집들과 달리 추어탕육수에 칼국수를 넣은 추어칼국수라는 메뉴가 특색 있다.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든든한 한끼 영양식으로 그만이다.

둥구나무추어탕 충청남도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579-8. 041-751-4007. 추어칼국수6,000, 추어탕6,000.

 

 

사진출처: 레스토랑 가이드 다이어리알(www.diary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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