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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아니야. 당신 생태탕 끓일 모르는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이는 도산공원 앞에 있는 한식당더가온에서 일할 나이 지긋한 손님에게서 들은 말이었다. 한정식코스 요리를 먹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분은 홀로 와서 단품메뉴인 생태탕을 주문한 맛이 없다고 주방장을 불러 컴플레인을 했다. 희진 셰프는 육수를 다시 내고 마늘을 끓여 건지면서 정성을 들여 생태탕을 다시 끓여 내놓았다. 그랬더니 손님은 이제 40점쯤 되겠네. 다음에 다시 와보겠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맛이라면 자신했었는데 그날은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손님에게 진정한 만족의 소감을 듣고 싶은 오기도 생겨, 언제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는 생태탕을 위해 매일 싱싱한 생태를 준비해놓고 있었다. 좋은 선도의 생태라는 것은 1-2 정도밖에 신선도를 유지할 없기에 주문이 없는 날은 생태재료를 아깝게 버려야 되는 날도 적지 않았다. 마침내 손님은 예약없이 불쑥 오셨다. 어김없이 단품메뉴로 생태탕을 주문했다. 이번에는 50점이란다. 그렇게 여러 손님은 김희진 셰프의 생태탕을 찾았고 손님으로부터 받은 마지막 생태탕 점수는 80점이었다. 아마 손님이 오셨다면 100점에 근접했을텐데아쉽게도 손님은 동안 노인네 입맛 맞추느라 고생이 많았네라는 따뜻한 말을 남기고 외국에 나가 살게 되었다. 손님은 근래 김희진 셰프가 만난 최고의 맛스승이었다. 분으로 인해 음식은 단순 조립이 아니라 기본 순서를 얼마나 제대로 지키느냐의 끊임없는 투쟁임을 알았다.

 

그러던 김희진셰프는 얼마 가로수길 이면도로에 쌈테이블이라는 술집이면서 밥집이기도 식당을 열었다. 보쌈 종류, 맛간장닭튀김, 고등어구이, 고추장찌개 이렇게 5 메뉴가 전부이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메뉴를 5개로 정하고 식당을 차리기가. 단촐한 메뉴 구성의 이유를 물었더니 그도 고민했었단다.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와 20 가지의 메뉴를 가지고 회의를 여러 차례 했단다. 처음엔 20개도 많아 보이지 않았단다. 그러다가 문득 생태탕 고객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한가지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방향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면서 메뉴 가지치기가 시작되었다. 뼈를 깎는 작가의 고민 속에 글의 감량화를 거쳐 주옥 같은 ()한편이 만들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과정이었다.

 

메뉴 하나하나가 그의 새끼처럼 고민 속에서 탄생한 것이지만,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냄비보쌈이다. 언뜻 보기엔 도톰하게 삼겹살과 부추, 양파를 맵지 않은 상태로 자작하게 끓인 술안주용 전골이라고 보면 된다. 술과 함께 먹는 촉촉한 안주로 제격이다. 그런데 돼지고기 한두 점을 먹다 보니 무언가 향이 남다르다. 상큼한 뒷맛이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친숙한 미나리 향도 깻잎향도 아니다. 바로 솔향이 난다. 그는 송순 (새로 돋아난 소나무 ) 솔잎을 찾아 양주 시골집 뒷산을 돌아다니곤 한다. 그리고 보쌈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는 모두 제주도 생고기를 하루 이틀이 멀다하여 직송으로 받는다. 고등어도 제주산 생물이다. 생태탕 고객 같은 미식가들이 언제 들이닥쳐도 스스로 레시피에 당당할 수가 있게끔 무장한 보인다.

 

마지막 질문으로 조리 일을 하다 어느 가장 기운이 빠지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 사람 스스로 한식을 폄하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프랑스 음식을 먹을 때에는 뭔가 부족해도 쉽게 넘어갔을텐데, 한국음식에 대해서는 너무 따가운 컴플레인 많은 같다고 속상해했다.

김희진 셰프는 호텔 양식당에서 시작하여 퓨전음식의 선두레스토랑이었던 시안 거친 한식으로 돌아섰다. 전통 자기 광주요 운영하던 더가온에서 한식의 다양함과 고급화를 시도한 자신의 이름을 쌈테이블 외식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우리 음식의 레시피가 무척 기대된다.

 

쌈테이블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6-6

전화 : 02-517-5888

메뉴 : 쌈테이블보쌈 18,000, 냄비보쌈(1인분) 9,000

영업시간 : 오후 6-익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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