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누룩공장에 다녀왔다광주송정의 금천양조장에서 분가해서 지금은, 송정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분가해서 누룩을 만들고 있는 부부가 있다. 통밀을 빻고 빻은 밀에 물을 20% 정도 축여서 반죽을 만들게 된다. 기계를 쓴다고는 하지만 반 이상은 사람의 힘이 필요한 기계이다. 반죽을 할 때도 손의 감각을 빌려야 되기에 기계를 믿지 못한다고 한다.(누룩을 만드는데도 손맛이 필요한 것인가보다) 물이 제 비율로 들어가야 끈끈한 실 같은 것이 나오게 된다.  기계틀에서 찍혀 나온 원형의 누룩도 일일이 손으로 매만지고, 영 맘에 들지 않는 것은 다시 기계 속으로 도로 보내 원형을 다시 만든다. 이렇게 만든 누룩은 발효실로 들어가서 35-40도를 맞추어 10일 정도 지내며 곰팡이 꽃을 피우게 된다. 이 때 발효실의 온도는 가스 심한 연탄불이 톡톡한 역할을 한다. 그 뒤 건조실로 들어가 또다시 10일 정도 말려진다.

그런 누룩을 분쇄하고 포장한 뒤 고객에게 배달된다. 나에게도 누룩 공장은 생소했다. 처음이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은 봤어도 이렇게 반기계를 써서 만드는 공장은 말이다.

현재 누룩 공장은 전국에 3곳이 있다. 경상도 상주와 진주, 그리고 전남의 송학. 국세청 통계기준 양조장이 778개인 걸 감안할 때 턱도 없이 부족한 누룩의 생산량이 가히 짐작간다. 그런고로 대부분 입국(일본수입누룩)을 사용한다는 것이겠지...,

우리의 누룩을 가져가서 막걸리 만들 때 지꺼기 거르는 용도로 밖에 안쓰인다는 말까지 듣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순박한 이 곳 누룩지기 부부는 요즘 막걸리와 전통주의 인기로 주문량이 많아졌다고 좋아했다.

일반가양주용으로 포장된 1kg 누룩가루가 2,000원이다. 그 힘든 일련의 과정을 보고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냐고 물으니, 그래도 조금은 남는다며 빙긋이 웃고 만다. 본인들 인건비를 뺄 줄 모르고 남는다는 말임에 틀림이 없다.

 

같이 간 우리 일행들은 누룩지기 부부에게 감동을 하고 숙연해져서 돌아왔다. 번쩍이는 경쟁사회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그저 진실한 누룩만들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말이다. 본인들이 만든 누룩이 제대로 술을 만드는데 쓰이는지, 술을 만드는데 거름망의 용도로 쓰이는지, 아니면 요즘 제대로 된 누룩이 인기가 있는지 뭐하는지 그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본인들이 만드는 누룩 자체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그렇고 살고 있는 그들이 고마웠다. 나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곡자라는 말을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곡자(麯子)는 누룩의 한자식 표기다. 곡자라고 불리지만 옥편에는 자가 누룩 국()으로 나와있다. 새로운 뜻이나 발음도 자주 쓰다 보면 사전에 등재된다지만 아직 그러질 못한 것을 보면 마치 대접을 못 받는 우리 누룩의 처지 같다고 전통주 전문가 허시명씨는 말하고 있다.

 

서 계신 분이 사장님, 앉아서 기계에서 나온 동그랗게 만들어지 누룩 반죽을 만드는이가 아내이다. 저렇게 바닥에 깔린 누룩은 옆방의 발효실로 그뒤 건조실로 옮겨지게 된다.

우리밀과 수입밀 누룩 비교공부를 했다.
왼쪽 진한빛깔이 우리밀이다. 반죽을 해보면 우리밀이 그렇게 찰질 수가 없단다. 그런데 우리밀을 곡자회사에서 구입이 쉽지 않다. 대부분 대기업 제과회사에서 통으로 계약해서 넘어가는 듯하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