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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움박물관에서는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 이름난 화가인 김홍도의 그림 중 호랑이 털 하나하나가 비쭉비쭉 서있는 듯 그려져 사실주의로 표현되는 대표작인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도 만날 수 있다. 정조임금의 사랑뿐 아니라 당대의 서민에게도 잘 알려진 김홍도가 이렇게 유명하게 되기까지는 천재적인 그의 그림 실력만은 아니었다. 그를 말할 때는 늘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의 아낌이 거론된다. 김홍도가 그림쟁이였다며 강세황김홍도 화가를 궁중과 일반에 알리는 문신이자 서화가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이 알려지기까지는 작품을 완결하는 장인이 있어야 되고, 그 장인을 알아 볼 수 있는 안목의 평가자가 있어 그것을 세상의 객관적인 선상에 올려 놓아야 된다.


바로 김홍도의 뒤에는 스승이자 평론가였던 강세황이 있어, 그의 작품을 알아봐주고 더욱 차원 높은 작품이 나오도록 독려했음이 분명하다. 비단 이는 그림에서만의 얘기는 아니다. 내가 아는 오늘날의 최현석 셰프의 수많은 창작요리 뒤에는 파워블러거인 kosmos7(이하 코샘)의 아낌과 격려가 있었다. 코샘은 최셰프가 일하는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이었는데 그냥 단골이 아닌 미식의 세계를 가르쳐주고 최셰프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이탈리안 요리가 보일 수 있는 창작성을 넓히게 하였다.

워낙 최셰프의 스테이크는 워낙 유명하다. ‘라쿠치나’, ‘소노마밸리’, ‘테이스티블루바드를 거쳐 오면서 그의 그릴 실력은 탄탄해졌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굴비를 얹은 냉녹차까펠리니(가는 파스타)’, ‘꽃게콘소메와 안쵸비크림’, ‘게장을 이용한 파스타등 응용 및 창작요리가 무척 다양하다. 누군가 한 사람을 진정으로 알아주고 독려하면 시너지가 이렇게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최셰프가 테이트티블루바드에 근무할 때 며칠이 멀다 하고 드나들던 단골 코샘은 스테이크외에 겹치는 요리를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자주 오는 고객, 그것도 나를 알아주는 단골에게 매번 다른 요리를 만들어낸 그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었을까? 그 노력이 가히 상상이 된다. 요즘 국내 외식업계에서 활동하는 셰프들 중에는 해외 유명 요리학교 출신이 참 많다. 하지만 어디 출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순수하게 국내에서 그 기량을 갈고 닦고서도 세계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형 셰프의 땀도 만만치 않게 세다. 바로 그 중에 한 명이 셰프 최현석이다.

 

얼마 전에도 엘본더테이블에 갔었다. 삼색젤리(와사비젤리, 고추젤리, 간장젤리)가 아구에 올라간 전채요리 다음에 스테이크가 나올 타이밍이 되었다. 익히 그의 스테이크 그릴링은 정평이 나있기에 궁금보다는 고기 맛의 확인이나 하는 절차가 된 듯하다. 그런데 이번에 오픈한 엘본더테이블에서는 스테이크와 함께 5가지의 소금이 나오고 있다. 지난번엔 트러플소금, 레몬소금, 녹차소금, 장미소금, 페퍼민트소금이 나왔다. 이런 패턴으로 가끔씩 소금의 종류가 바뀌고 있다. 신안의 천일염을 구입해서 개별 소금을 다시 만든단다. 좋은 소금은 그 자체로도 뒤끝 맛이 단데 거기에 자연의 향을 입힌 것이다. 그렇기에 이 집에 흰둥이 레몬이 많단다. 흰둥이레몬? 레몬소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레몬의 껍질만 필요하기에 레몬의 노란 겉껍질이 벗겨진 흰색레몬이 많기에 주방에서는 흰둥이레몬을 소모할 또 다른 요리를 고민한다는 여담을 듣기도 한다. 그날도 스테이크를 5가지 소금 중에서 골라 매칭하여 먹었다. 이런 그의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갈 때마다 궁금하게 만든다.

*엘본더테이블 :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30-5 전화 02-54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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