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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피할 수 없는 연말 술자리... 각종 매스미디어에선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술을 마시는 요령을 알려준다고 기사 낚시질을 해댑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 비법이 과연 있을까요? 

나 스스로가 술을 즐기는 주당인 데에다 술과 관련된 칼럼을 여러차례 쓰면서 혹은 방송을 준비하면서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다 보니 나름 음주 전문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음주 전문가의 견해에서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법은 “없다!”가 정답입니다. 

물론 하루 20~30g 정도의 알콜 섭취는 심혈관질환을 줄여준다는 보고가 있지만 소주 두세 잔만 마시고 술잔을 뒤집어엎어놀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일단 입에 들어가면 취하기 전에 중단하기도 어렵거니와 ‘술잔돌리기’와 ‘원샷’이라는 후진국 술문화가 아직도 똬리를 틀고 있는 우리네 술좌석에서는 차라리 술을 못마신다고 선언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그보다는 건강을 “덜 해치면서” 술마시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매일 술을 즐기는 박용우는 어떻게 술을 마시는지 그 비법아닌 비법(?)을 공개합니다^^


첫 번째, 위장이 비어있는 상태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위장에 음식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는 약 3배 차이가 납니다. 그만큼 술이 빨리 취한다는 얘기죠. 어떤 사람들은 술값을 아끼기 위해 빈속에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소주 몇 병 값 아끼려다 나중에 병원 치료비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으니 길게 내다보고 손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저녁 식사 때부터 술잔이 돌아가는 자리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부득이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편의점에서 우유와 삶은 계란 한 개 정도 미리 사먹어 가볍게 위장을 채운 후 회식자리에 들어갑니다. 물론 2차로 옮겨가면 그 때부턴 편안하게 술을 마시죠^^


두 번째, 술마시는 속도를 가급적 늦추어야 합니다.

나도 술을 급하게 마시는 편이라 이 부분을 늘 신경쓰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원샷과 술잔돌리기 몇 번 돌아가면 취기가 올라 빠른 속도로 마시는 술버릇이 확 되살아나죠.  나의 비법은 술 한 모금에 물 한 모금입니다. 물통을 아예 옆에 두고 술 한 병 마시면 물통 한병이 다 없어질 정도로 물을 많이 마십니다.  술이 물에 희석되어 몸에 들어오니까 알코올이 서서히 흡수되어 천천히 마시는 효과를 내는 데에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니까 술잔 돌아가는 것도 피할 수 있고, 가만히 앉아서 취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 일어서서 화장실로 걸어가면서 취한 정도를 더 잘 느낄 수 있고, 밤공기를 쐬면서 심호흡도 하고... 장점이 아주 많습니다^^


세 번째, 안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흔히 술마시면서 안주발(?) 세우면 배가 나온다고 해서 강술만 마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배가 나오는 건 이론을 설명할 필요없이 경험으로 누구나 느끼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은 “술도 칼로리가 있기 때문에 뱃살이 찔 수 있다”입니다.

 알코올은 g당 7칼로리를 내는 고칼로리 식품입니다. 소주 1잔에 70칼로리, 양주 1잔에 100칼로리, 생맥주 1잔에 200칼로리를 내니까 양주 3잔만 마셔도 가볍게 밥 한공기 칼로리와 맞먹습니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체중이 늘지 않습니다. 술로 얻은 칼로리는 몸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칼로리보다 뱃살이 나오게 하는데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이 더 있습니다.

우선 술을 마시면 식사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식사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을 때보다 식사량이 더 늘어납니다. 더 큰 문제는 신진대사의 교란입니다.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간에서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려는 대사과정을 억제하면서 오히려 지방을 합성하는 방향으로 끌고 갑니다.

그렇다면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근육 내 단백질이 빠르게 빠져 나갑니다. 뱃살은 들어가지 않으면서 가슴 근육은 물렁거리고 팔다리 근육은 가늘어집니다. 무엇보다 간이 심하게 손상되기 때문에 갑자기 응급실로 실려갈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술을 드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안주가 좋을까요?

재미있는 연구가 있는데, 술을 마실 경우 칼로리가 동일하더라도 함께 먹는 음식의 지방량이 많을수록 간에 지방축적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특히 아래 그래프에 보이는 것처럼 지방이 총섭취에너지의 35%를 넘으면 간내 지방축적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소주에 삼겹살이 좋은 궁합이 아니란 얘기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지방함량이 적은 양질의 단백질이 좋은 안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생선회, 해삼, 연포탕 같은 해산물을 즐깁니다. 2차에 가면 야과(야채+과일), 샐러드, 두부김치, 마른 멸치, 치즈 등을 먹습니다. 고깃집에서는 등심이나 안심 살코기, 곱창 집에서는 양을 주로 먹습니다.

(그림설명. 동일한 칼로리에 같은양의 알코올을 주어도 지방함량이 많은 음식일수록 간에 지방으로 축적이 더 잘됩니다.)  


박용우의 권고


음주량이 과다하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매일 술자리의 연속이라면 몸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겠죠. 연말에는 술에 장사인 사람도 가급적 알코올 섭취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애주가인 나도 이번 주 부터는 “음주 경계령”을 선포하고 평소의 절반 정도의 양만 마시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술을 평생 즐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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