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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들은 보수적 성향으로 흐르기 쉽다고 합니다. 봉급은 열심히 변화하려고 해도 나오고, 가만히 있어도 나오기 때문이지요. 어떤 상황이든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의 총량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가가 동일한데 굳이 변화하려고 할 사람은 없겠지요.

경영자들은 답답해 합니다. 못마땅한 시선으로 부하들을 바라보지요.

지금 변화해야만 더 많은 파이를 만들텐데...
그래야 자신들도 더 많이 가져갈 텐데...
모두들 엉덩이만 붙인 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하니... 쯔쯧.

이런 차이가 있겠지요. 경영자는 보다 절실합니다. 현재의 사업장이 망하면 타격이 큽니다. 다른 대안이 없는... 말 그대로 올인한 상황이지요. 올인한 사람들은 언제나 현재의 파이 뿐만 아니라 미래의 파이도 염려하게 되어 있습니다.


반면 부하들은 그렇게 보이려고는 하겠습니다만 실제로 완전히 올인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말 무능하지 않다면, 경력사원이 어디든 못가겠습니까? 현 직장이 불편해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지요. 이 때문에 경영자의 합리적인 설득(?)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잔소리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2. 
지시가 수용되기까지 그 과정은 4단계로 나눠집니다.

일단 반대 > 책임 회피 > 방법 모색 > 해결책 도출

부하들은 아무리 합리적인 지시라고 하더라도 일단 반대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귀찮은 것이지요. 할 일도 많은데 쓸데없는 일을 벌인다는 반발감이 생길 것입니다. 세상 어떤 일이든 반대할 명분은 도처에 널려 있지요.

상사가 물러서지 않으면 그 다음은 책임을 회피하는데 주력합니다. 다른 동료에게 일을 넘기려 하지요. 그 마저도 마땅치 않으면 그 다음은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고 합니다. 설령 결과가 안좋게 나와도 내 책임이 아님을 보장 받는 것이지요. 얻어내기만 하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됩니다. 즉 솔직히 말해 오랫동안 잊고 있어도 되는 일이 되는 것이지요.

결과에 대한 책임마저 맡게 되면 비로소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합니다. 문제의 실체들과 최초로 맞닥뜨리는 과정이지요. 가벼운 잽만 몇 차례 주고 받고 돌아섭니다. 할 만큼 했다는 것이지요. 상사를 찾아가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상황을 과장하며 어떻게 하든 면책을 얻어내려고 시도합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하나도 없게 되면 비로소 문제해결에 나섭니다. 모르는 부분은 찾아 배우고, 자존심을 접고 동료에게 손을 벌리며, 발품을 팔아 영업망을 챙기고, 필요한 경우 본인도 나서서 몸으로 때웁니다. 그리하여 결국 해내지요. 성장하는 순간입니다.

3. 
이 4단계 과정을 이해하면 비로소 부하들의 행동방식을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한 모금의 지시가 고이고 고여서 냇물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사막의 모래위에 뿌려지듯 사라지고 마는 까닭도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상사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서는 당긴 끈을 놔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초지일관!

그렇다면 부하들의 항변을 절대 들어줘선 안된다는 이야기일까요? 극단적인 것은 언제나 좋지 않습니다. 고집불통에 독선적인 상사라는 꼬리표가 좋을 리 없겠지요. 하지만 지시하고 사과하는 것이 일상이 된 평범한 상사들보다는 백번 낫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여기저기 발에 치이는 똥개와 미친 불독 중에서 무엇이 되시겠습니까?

차원 높은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지시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지시는 필연적으로 위에서 살펴 본 4단계 과정을 겪게 되어있습니다. 지시를 질문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기본적인 상황만 설명한 후 해결책에 대해 의견을 듣는 것입니다.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고 서로 토의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한 스킬로 되는 일도 아니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요. 하지만 자발적으로 토의하고 아이디어도 활발히 개진하는 부하들을 상상해 보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는 조직을 상상해 보세요. 부하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우선이겠군요. 시간이 지나면 조직에 신뢰가 쌓이겠지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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