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크리스마스에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를 떠올리면 수수한 섬보다는 남쪽의 깨끗한 휴양지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휴가를 즐기러 간 사람에게는 깨끗하게 정리된 중문단지가, 골프를 치러 간 사람에겐 맑은 공기의 골프장이, 미식가들에게는 다금바리의 쫄깃한 식감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개인 취향에 따라 그 어떤 것을 원해도 제주도는 이미 잘 정돈되고 그래서 값도 만만치 않은 안정된 휴양지임에 틀림없다. 그런 제주도에서 이번엔 참 편한 음식을 만났다. 그건 다름아닌 ‘고기국수’였는데 매우 인상 깊었다. 부산의 밀면, 강원도의 막국수, 안동의 건진국수 등 지역 고유의 특색 국수들이 있는데, 그 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의 대표선수 국수는 이름도 단순한 고기국수이다.
고기국수는 돼지사골 베이스의 국물에 돼지수육이 고명으로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다. ‘삼대국수회관’의 고기국수는 뽀얀 고기국물에 중면(소면보다는 당연히 굵고 일반 중면보다도 약간 더 굵다.)이 들어있고 그 위에 두툼한 오겹살 수육 다섯 점이 올라가 있다. 고기국수를 먹고 나서 부산출신 사람들에게는 돼지국밥의 국물에 밥이 아니라 국수가 들어 있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더니 쉽게 납득했고 일본사람들에겐 오키나와소바를 빗대어서 말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돼지국밥은 흔한 설렁탕을 돼지뼈와 고기를 이용한 국물요리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오키나와소바를 약간 다르다. 쫄깃함이 적은 굵은 면발(거의 우동에 가까운 굵기)의 면이 들어있는 국수이다. 소바(메밀)라고 써 있기에 메밀국수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밀가루 면이다. 그런데 제주도고기국수를 먹고 얼른 오키나와소바가 떠오른 건 삶은 돼지고기 고명 때문이었다. 오키나와소바 국물은 대개 돼지육수베이스에 가쯔오부시국물 베이스가 합쳐진 맛이기에 제주도 진한 고기국수 국물보다 느낌이 가벼우나, 고기 고명은 간장에 졸여진 장육의 돼지고기이기에 제주도고기국수의 수육과는 또 다른 진한 맛이다. 어쨌든 떡 하니 국수 위에 수육덩어리가 얹어진 모습은 양쪽 모두 통쾌하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와 오키나와는 섬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양쪽 모두 돼지고기가 유명하다는 것도 같다.
다시 삼대국수회관 얘기로 돌아오면, 이 집은
* 부연설명: 오키나와 소바는 중국풍 면에 일본풍 국물이 합쳐진 서민 국수요리이다. 100% 밀가루 면이다.
삼대국수회관
제주시 이도1동 삼성혈 정문 맞은편
전화 064-759-6644
메뉴 : 고기국수 4,500원, 멸치국수 3,500원, 아강발(족발) 10,000원, 돔베고기(수육) 20,000원
연중무휴
추천!오키나와소바
오키나와현 나하시 니시 2-21-16 1층(沖縄県那覇市西2-21-16)
오키나와소바 400엔
전화 098-869-5253
휴일 : 일요일
우유빛의 제주도 고기국수와 오키나와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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