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에 혹시 대통령에 출마할지도 모르는데 이 글은 정치적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유시민의 글이 좋을 뿐입니다.
1985년 봄 대학 신입생이었던 저는 사회대 앞을 지나다가 [본 피고인은 이 항소의 목적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거나 1심 선고형량의 과중함을 애소(哀訴)하는데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로 시작하는 대자보를 읽으며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어쩜 그렇게 구구절절히 옳은 이야기를 가슴을 후벼파는 명 문장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를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 유시민이란 사람은 글 잘쓰는 사람으로서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진가를 알려면 역시 글을 읽어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열권가량의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유시민 전 장관의 책은 나올때마다 사서 읽어봅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내 머리로 읽는 역사이야기]등 역사관련 책도 썼고 최근에는 [후불제 민주주의] 로 정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도 펴 냈습니다.
[후불제 민주주의]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옛날 임금님 처럼 권
유시민 전 장관이 최근에 펴낸 [청춘의 독서]는 청년시절에 읽었던 주옥같은 책에 대한 리뷰형식의 도서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로 시작하여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대위의 딸] 도 있습니다. 푸시킨의 대위의 딸은 제가 고등학교때 읽었던 단편소설인데 이 책이 세상을 풍자한 정치소설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저는 그저 재미로 읽었는데 그런 뜻이 있었다니...
최인훈의 [광장]은 많은 분들이 읽으셨을 책이고 사마천의 [사기]는 저도 여러번 읽었고 요즘도 가끔 읽고 있는 책인데, 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구분이 가지 않는 책이기도 합니다. 소스타인 베블렌의 [유한계급론]과 찰즈다윈의 [종의 기원]은 기회가 된다면 전권을 사서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시민의 서평은 아주 탁월합니다. 이 책을 읽어 보시고 젊은 시절에 저자가 읽었던 감상을 한번 느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역사관련 도서를 즐겨읽는 저로서는 유시민의 책이 좋습니다. 역사는 보통 가진자, 승리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따라서 교과서적인 책만 읽다보면 편향적인 역사관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유시민은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진실을 알 수 있을까 하는 관점을 가지고 글을 쓰고(거꾸로 읽는 세계사) 저의 생각도 여기에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역사관련 책을 많이 내나 했더니 아버지가 학교의 역사선생님이어서 강제로 역사관련 도서를 읽게 시켰다고 합니다. 학창시절에 공학을 전공한 저는 대학시절에 이런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많은 책을 접하면서 다양한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독서경영에 있어서는 경제경영 관련 도서를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지만 인문사회계열 책도 함께 읽어 주므로써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79년 응원단장 시절 (7) | 2009.12.10 |
---|---|
인생에 불빛이 돼주는 지혜 (3) | 2009.12.10 |
아차산 등반대회 (6) | 2009.12.09 |
과거의 기억속의 그 아버지로 포토테라피를 하다. (10) | 2009.12.09 |
너에게 가고 싶다 (3) | 2009.12.09 |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 비법, 과연 있을까? (6) | 2009.12.08 |
명품 주방장이 있는 오모떼 일식주점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9) | 2009.12.08 |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나의 생각. (10) | 2009.12.08 |
박용우의 날씬한 겨울만들기 by 조연심 (5) | 2009.12.08 |
[e-사람 공감프로필] 춤새 송민숙 (17) | 2009.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