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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엄마의 어깨를 자꾸 주무르고 있다.
하루 종일 국밥재료를 준비하고 끓이고 손님을 맞다보니
주인 아주머니는 어깨가 무너질 듯 아픈가 보다.
다행이 딸이 효녀다.
아주머니의 얼굴만 봐도 이 집 국밥의 맛이 느껴진다.
식당 주인의 얼굴부터 보고 맛을 가늠하는 나의 습벽은 거의 틀림이 없다.
신안군의 증도를 빠져나오자 만나는 지도.
어슬렁거리며 지도면 중심을 다니다가 발견한 집.
그리고 아주머니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국밥의 자신만만한 맛.
나는 서슴치 않고 들어가 장터국밥을 시켰다.
사내들이 몇이 앉아 하루를 소주로 씻어내고 있었다.
방금 끓여내온 국물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바닥에 깔린 콩나물의 시원한 맛을 마음껏 뿌려놓은 국물부터 음미한다.
돼지고기 냄새가 진하게 나는 것도 아니고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딱 요거다! 할만큼 달작지근하게 입에 감기는 풍미.
저 깔끔하고 소박한 밑반찬을 보라!
낯선 곳의 하룻밤이 느긋해진다.




                                                               최카피 2010 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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