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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사랑을 만드는 솔향정원의 비밀

글:주장석

  2010년 식목일을 맞아 산림청이 발표한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은 비율이 67.7%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라는 의문이 든다.

 소나무는 그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가져다주었다.

굵은 소나무는 집을 지을 때 기둥이나 대들보로 쓰이고 가는 소나무는 서까래나 도리, 중방 등에 쓰였다. 넓고 곧은 소나무는 가구나 건물을 지을 때 쓰는 송판이나 각재로 쓰이고, 그런 재목도 못되는 나무는 땔감으로 쓰였다, 나무를 패다가 쪼개진 작은 조각들은 솔개비라하여 불쏘시개로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살아있는 솔잎은 송편을 찔 때, 솔잎 주를 담글 때, 부정한 것을 막으려고 금줄을 칠 때에 쓰였다. 솔잎의 꽃가루인 송홧가루를 모아서 빗은 다식을 설 때 먹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또 떡잎이 되어서 떨어진 솔가리는 볼을 지필 때 아주 긴요하게 쓰였다.또한 요즘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피톤치드(phytoncide)를 여름에는 0.70ml, 겨울에는 0,56ml를 내 뿜는 인간의 건강에도 아주 좋은 나무이다.

  우리 조상들은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소나무와 함께했다. 아이가 태어날 때는 부정을 막는 금줄에 솔잎을 꽂았으며 사람이 죽어서는 칠성판을 지고 저승길을 간다. 이 처럼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는 떼어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동해안 해변 송림군락지중 가장 넓고 울창한 곳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옥계해변의 송림이다.

이 송림속에 위치한 한국여성수련원의 솔향정원(한국여성수련원의 소나무정원을 필자를 비롯한 수련원 직원들은 솔향정원이라 부른다)에는 수령이 150년이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이 있는데 이 소나무들은 언뜻 보기에도 정상적이라기보다는 굽고 비틀리고 잘리고 패이는 등 오랜 세월의 풍상과 역사적인 상처를 안고 있다. 이 솔향정원에는 다양하고 가지각색의 형태를 지닌 기기묘묘한 소나무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유독 수련원의 솔향정원에서는 연리목이 많이 발견된다.

  이 연리목에 대해서 살펴보면 가까운 곳에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상태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별개의 나무 조직이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한다. 이는 독립된 나무줄기나 가지 혹은 뿌리가 하나로 합쳐져 한 몸이 된다는 견지에서 인륜으로 맺어진 부부의 완벽한 사랑, 천륜에 따른 자녀의 효성, 인연이 파생하는 행복과 나눔이나 배려 등과 일맥상통한다고 여겨서 예로부터 귀한 존재이며 상서로움으로 가름해왔다.

 
나무들이 서로 얽혀서 붙는 현상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의 나무에서 줄기가 하나로 합쳐짐을 연리목(連理木), 다른 나뭇가지가 하나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땅속의 나무 뿌리가 다른 뿌리와 연결되면 연리근(連理根)이라 한다.

  이 연리목이나 연리지는 옛 부터 상서로움을 나타내며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다.

연리목 아래 촛불을 켜고 빌면 아들을 낳는다거나 연리목을 외로 돌면 아들을, 바로 돌면 딸을 낳는다고 구전이 전한다. 또 부부가 싸운 끝에 연리목을 돌게 되면 화해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쩌면 여성전문수련원인 한국여성수련원(별칭:솔향누리)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필연이 아닐까 본인은 생각한다.

  연리지에 관련된 고사나 민담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저술된 `수신기(搜神記)`의 내용이다. "송(宋)의 강왕(康王) 시절 한빙(韓憑)의 아내는 절세가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미색을 탐했던 왕은 그녀를 강제로 후궁으로 맞아들이고, 남편은 변방으로 내쫓아 성을 쌓는 일을 하도록 조치를 했다. 그런 어느 날 한빙의 자살 소문을 듣고, 그 아내 또한 자살을 하면서 `전 남편과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왕은 두 사람 무덤을 멀리 만드는 심통을 부렸다. 그렇게 무덤을 만들던 날 두 무덤에서 커다란 나무가 솟아나더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무럭무럭 성장하여 열흘도 되지않아 땅속에서는 뿌리가 공중에서는 나뭇가지가 서로 얽히고 맞닿았다고 한다. 그 뒤에 나무에는 원앙 한 쌍이 날아와 서로 비벼대며 슬피 울어 사람들은 부부의 넋일 것이라고 여겼단다. 당시 사람들은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연리목 혹은 연리지이다. 결국 제왕의 힘으로도 두 사람의 영혼을 떼어놓을 수 없었던 지고지순한 애절한 사랑의 아픔을 담은 전설이 연리에 새겨져 있다. 또한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성과 관련된 연리지를 기술한 고사가 전해지기도 한다.
 
남녀 사이의 성스러운 사랑,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도, 젊은 연인들의 염원 성취, 행복과 나눔을 상징하기 때문이던가. 예부터 연리지가 있는 고을에서는 효자가 많고, 이혼으로 파탄에 이르는 가정이 거의 없으며, 젊은 연인들의 간절한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경남대 한판암 교수)

  지금부터는 이 연리목이 수련원 솔향정원에 여러 그루 존재하는데 지금까지 눈에 띈 것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솔향정원 울타리 밖에 있는 연리목 1

솔향정원 울타리 밖에 있는 연리목 2

  수련원 정문 석주 옆의 연리목

  수련원 솔향정원 내의 여러 연리목들 

  그 밖의 특이한 소나무들

소나무위에 자라는 소나무

오랜 풍상을 겪으며 자라온 소나무는 가지가 부러지게 되고, 그 부러진 가지를 자른 부분은 썩게 되는데 이곳에 씨앗이 떨어져 싹을 틔운 뒤 자라는 소나무가 있습니다.

 

아물지 않는 일제의 흔적

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전쟁을 치르면서 항공연료를 대체할 송진을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남은 흔적이 수련원내의 소나무와 인근주변 송림에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원래는 톱자국이 많이 나 있으나 이 흠집을 치료하려고 메운 시멘트가 흉물스럽게 보이기는 하지만 아픈 상처를 메우고 소나무가 잘 자라게 하려는 노력은 가상합니다.

 

그 밖의 기괴한 소나무들의 모습

수백 년 기나긴 세월의 모진 비바람과 북풍한설 잘 견디면서 휘어지고 구부러지고 쪼개지며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소나무들입니다.

  아름다운 한국여성수련원의 천년 솔향정원
마지막으로 한국여성수련원 솔향정원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한국여성수련원 소개

강릉에서 동해방향으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옥계IC가 나온다.

이곳을 빠져나오면 한국여성수련원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나오고 약 5분정도를 가면 바닷가 송림 속에 우뚝 솟은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이곳이 한국여성들의 몸과 맘의 쉼과 교육을 담당하는 (재)한국여성수련원이다

이 수련원은 여성의 심벌을 형상화하여 디자인한 건물로서 여성성을 매우 중시한 건물이다.

비록 현대식 건물이지만 직선보다는 곡선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어떤 이는 이 건물을 보고 여성이 미니스커트를 입은 형상이라 하기도하고, 위에서 건물을 내려다보면 입술모양을 형상화하였다고도 한다. 어째든 이곳을 다녀간 여성들은 매우 만족해하였는데 이런 미적 디자인과 여성들을 위한 실내 공간(비데, 월풀, 샤워시설 등) 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3만평의 넓은 적송 송림과 수련원을 벗어나 약 40m를 나가면 동해의 아름답고 푸른 바다를 바로 접한다. 이처럼 한국여성수련원은 천혜의 자연 조건 속에 지어진 여성중심 가족중심의 몸과 맘의 숨을 위한 대한민국 최초 최고의 전문수련시설이다.

주장석(한국여성수련원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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