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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나무

               방미영



수평선 밖으로 밀려 떠난 파도를 생각한다. 아름다운 새한마리 떠돌다 제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석양, 선홍 빛깔이 발기된 언어로 일어선다. 네가 입맞추고 간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
어둠이 밀려오는데도 나무는 떠나지 않고 있다. 떠나지 않는 것은 떠나는 것보다 더 고독하다.
바닷물 들이키며 온종일 울어대는 나무, 바다는 나무를 껴안는다. 파도는 또 오지 않는다고, 
떠밀려간 세월은 깊숙이 가라앉아 바다 속 전설로 남는 거라고, 어둠이 조금씩 발목을 휘감고
바다도, 파도도, 새도, 나무도, 엉겨놓는다. 진정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   시집 [잎들도 이별을 한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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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시 중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화자되는 시 중 하나다. 시인은 단 하나의 단어에 한편의 소설적 이미지를 싣는다.
이 시는 가을 바닷가에서 지난 계절, 사람들이 쏟아놓고 간 추억들이 걸려있는 나무와, 새와, 파도를 보며 쓴 시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 추억으로 밖에 감지 할 수 없는 지난 세월의  헛헛함을 노래한 시다. 언제 쓴  시일까...
그 세월을 기억하기도 헛헛하다.

KR^TOW님이 촬영한 바다.



Writer Profile
방미영  집단지성 네트워크 '더포티라운드 The 40 Round'

작가, 드림엔터기획 대표,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겸임교수입니다. 
기자, KBS 구성작가 등 풍부한 현장 경험과 문화예술행정경영 박사 과정의 이론적 토대로
문화예술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으며, 이명박대통령을 비롯한 명사들의 자서전 집필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지성네트워크 40Round와 함께 선진화사회의 주축을 이루고자 합니다.  http://artba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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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여인의 연가
                      - 아,  어머니
                
                                     방미영
 
장충동 고개 언덕길을
숨차 올라오면
햇살만으로도 아름다운
서른 아홉의 어머니 서 있다.

손수 지어 입은
블루 빛깔 반소매 원피스는
일찍감치 산아제한한 터에
허리 잘록하게 넣고
긴 머리 틀어올려
하얗게 드러난  목덜미

아 무엇보다
그 목덜미 눈부셔
차마 바라볼 수 없었던
서른 아홉의 어머니
그곳에 서 있다

전라도 순천 땅을
야무지게 박차고 시작한
고단한 타양살이에도
  -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
  - 남에게 줄 때는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반듯한 것을 줘야 한다
희망을 꿈처럼 먹여주신
어머니

서른 아홉 어머니가
내 거울 앞에 앉아
  - 괜찮다 잘 살아왔다
   - 부족함은 더 메우면 된다
얼굴을 부비신다

사랑이 목마를 때
울고 싶을 때
웃고 싶을 때
친구가 되어주고
연인이 되어주고
남편이 되어주고
아내가 되어주는 등대같은 어머니

예순 다섯 어머니 목덜미에
이제 입맞추고 싶다

                                            ---   시집 [ 잎들도 이별을 한다 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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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여자가 아니고 단지 어머니인줄 알았다...  여자를 다 포기하고 살아가는 줄 알았던 어머니가
어느날 거울에 마주 앉았다... 희디흰 목덕미가 유난히 아름다운 어머니기 거울 속에 단아하게 앉아 있었다.
여인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나이 서른 아홉의 어머니는 여인이었다.. .
미소 지은 여인은 완숙한 아름다운 향기를 내고 있었다...   
어머니!!!!!!!  서른 아홉의 딸이 그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머니는 여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 하였다......

[ 서른 아홉 여인의 연가]는  내 어머니의 모습이자, 우리의 모습이고, 내 딸의 모습이다....
지금 내 어머니는 일흔 넷이다... 어느덧 더 이상 빛나보이지 않은 여인의 모습으로 굽어있지만
어머니의 향기는  천년을 이어가는 나무향처럼 은은하다...

위 시는 LA 한인방송의 전파를 타고 낭송된 시이기도 하다... 
모든 이들의 가슴에 어머니가 여인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bitnari님이 촬영한 비겔란공원의 모자상.




Writer Profile
방미영  집단지성 네트워크 '더포티라운드 The 40 Round'

작가, 드림엔터기획 대표,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겸임교수입니다. 
기자, KBS 구성작가 등 풍부한 현장 경험과 문화예술행정경영 박사 과정의 이론적 토대로
문화예술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으며, 이명박대통령을 비롯한 명사들의 자서전 집필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지성네트워크 40Round와 함께 선진화사회의 주축을 이루고자 합니다.  http://artba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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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철학과 현실에 실린 시다....    한 편의 시로 삶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詩는 또가른 내 집이며 나다......  



화야산



꽃이어서 좋다
그대이름이
살다 한번쯤
꽃이고 싶을 때
거친 호흡 하나로 달려가
눈물처럼 땀방울 떨어뜨리면
골짜기 바람 한 점 내려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산이 꽃이어서 좋다
꽃이 산이어서 좋다 



Writer Profile
방미영  집단지성 네트워크 '더포티라운드 The 40 Round'

작가, 드림엔터기획 대표,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겸임교수입니다. 
기자, KBS 구성작가 등 풍부한 현장 경험과 문화예술행정경영 박사 과정의 이론적 토대로
문화예술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으며, 이명박대통령을 비롯한 명사들의 자서전 집필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지성네트워크 40Round와 함께 선진화사회의 주축을 이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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