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 기사중에서 가장 즐겨보는 곳은 스포츠이고 그 중에서 야구면이다.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관중수에서 600만을 넘어서는 흥행을 기록했다. 나는 올해에는 한번도 야구장에 못갔지만 인터넷 중계를 통해서 열심히 시청했고 프로야구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들을 잘 알고 있다. 프로 리그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걸려 있는 생존의 현장이다. 올시즌에는 유난히 감독의 중도경질이 많았고 새로운 스타의 탄생도 많았다. 성적부진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고 출전 기회가 없어서 묻혀있다가 외부환경 변화에 어쩔 수 없이 이동하게 된 곳에서 기회를 잡게 된 스타도 있다.
바로 그런 행운아가 한 사람 있는데 박병호 라는 야구선수이다. 그는 몇년동안 뛰어난 고수들 속에서 가끔 대타로나 출전하던 별볼일 없던 남자였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가능성은 인정 받았지만 어쩌다 만난 타석에서 잘 해보려는 부담감에 삼진을 먹기 일쑤였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비록 최하위 팀이지만 4번타자가 되는 기회가 왔다. 소속팀에서 트레이드 대상자가 되었고 상대팀의 뛰어난 투수와 맞바꿈을 하게 된 것이다. 감독은 가능성 높은 그에게 믿음을 주었고 1할대에 머물던 성적은 이적후 타율 2할6푼5리, 12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성적이었다.
이러한 결과의 이면에 또 하나의 행운의 여신이 있었다. 그는 올해 결혼한다. 4년 연상의 전직 프로야구를 취재하던 아나운서...많은 선수들의 시선을 받는 미모의 여신이었다. 비록 주전이 아닌 대타로나 타석에 서던 그였지만 진실된 그에게 미래의 아내는 격려를 보냈고 힘들어하던 야구선수를 다독였다. 그녀의 격려 덕분이었을까...찾아온 행운에 성과를 냈고 올해보다는 내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 9명밖에 없는 프로야구 4번타자가 되었다.
우리는 때로는 이런 행운아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현재는 비롯 주전이 못되었고 대타지만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열정을 가지고 대쉬해서 쟁취해야 한다는 것을(...결혼)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때를 기다린다고 해서, 막상 때가 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런 실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대구에서 강의를 마치고 KTX를 타고 이동해 저녁에 창업대학원 제자들(나와 나이가 비슷한 분들이 많다)을 만나기로 했다. 연말 동기모임 하는 날인데 '성공하는 사람들의 독서습관' 저자세미나를 하기로 했지만, 강의보다는 저녁을 함께 하면서 그동안의 소식들을 나누는게 더 중요한 일이다. 그들을 만난것도 내게는 아주 중요한 기회였고, 삶의 터닝포인트였다. 그들과 수업한지도 4년이 넘었건만 년말 동기모임에 나를 초대한 건 그 동안 삶을 잘못 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대전의 카페베네에서 인터넷을 보고 내일 할 일을 정리하면서 삶에서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행운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나는 과연 내게 왔던 그 기회들을 잘 살렸는지를...수없이 주어졌던 기회들을 준비부족으로, 불성실로 놓치지는 않았는지를...아니면 가장 중요한 사람을 놓치지는 않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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