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서 만들어서 한참 전부터 달려온 빛들이다. 그래도 맑은 날이면 지치지도 않고 팔팔하다. 그 장렬하는 태양광아래 인물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인공조명으로 작가의 의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냥 상황을 적절하게 적응하면서 촬영해야한다.
사람의 얼굴을 찍는다는 것은 단지 겉모습만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했다. 내면의 것을 찍어내는 것이 진정한 사진찍기의 진수다. 구름이 낀날을 비롯하여 눈오는 날, 비오는 날, 안개낀 날 할 것 없이 활용하기에 따라서 그 이미지가 달리 보인다. 부드럽고 온순하게 보이는 얼굴은 흐린 날에 찍으면 좋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보이는 남성성과 섹시한 여성으로 표현하기에는 강렬한 빛이 안성맞춤이다.
빛에는 강함과 약함이 있고, 색깔과 질감이 있다. 이런 기본 설정과 더불어 인물사진에는 그 안에 사람을 집어 넣어 어떻게 어우러지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장, 케주얼, 컨셉추얼한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등 모든 것들이 어울어져서 결실을 맺게 된다. 인물사진에는 클로즈업에서부터 롱샷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부위를 crop을 해서 표현하는 것이 있고, 독사진과 커플 그리고 그룹에 이르기까지 사진가가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연히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행운이라면, 작가가 의도에 의하여 촬영하는 것은 그의 내공이 담기게 된다.
비오는 날을 원망하고 바람을 피하려 한다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결론이 지어진다. 행운으로 생각하면 행운이 되고, 불만으로 생각하면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언제나 세상은 많은 것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재단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만들어진다. 아무리 흐린 날이라 하더라도 빛이 있고 그에 따라 그림자도 있다. 그 빛의 방향성은 상존한다. 얼굴을 크게도 작게도 악하게도 선하게도 만드는 것의 빛이다. 렌즈를 잘 활용하면 흥미로운 사진찍기가 된다. 학창시절에 우리가 깨달았던 진리가 있다. '가방크다고 공부 잘하냐?' 카메라가 소형이라도 누가 찍느냐,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재단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실이 달라진다. 농부의 정성에 따라서 농작물의 수확량과 질이 달라지는 이치를 생각하면 세상의 순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동그란 눈동자와 사각의 화각, 곡선과 직선, S라인과 강한 힘처럼 이분법이 생각을 정리해 준다. 그것이 포토에세이이며, 전국민 사진작가 시대에 필요한 소통의 방법이다.
중앙대 사진 아카데미를 찾았다.
인물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였다. 일명, '인물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한 특강이었다.
사진속에 열정을 말하고, 자연속에서 의자로 변신한 나를 표현하는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을 얻고자 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의 강함, 여자의 섹시함을 표현하는 강의. 그것이 어울어져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은 어떤 소통법이 필요할까? 남자는 힘! 여자는 S라인. 이것이 정답이다. 모델과 소통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순풍에 돛달아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 하지 말고 그 모델이 잘하는 포즈와 표정을 유도하면서 자신의 의도하는 것을 찾아내라. 이것은 비단 모델들과의 소통법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이자 지혜이다.
윗의 두가지를 말하고 바로 실전 촬영에 돌입했다.
토요일 아침 9시 올림픽공원에 모이기위해 남4문으로 들어갔다. 목적지와는 조금 걸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예전에 자주 봐왔던 조각상이었지만 오늘은 나에게 의미로 다가왔다.
생각! 요즘 이것에 심취되어 있는 주제어이다. 푹 빠져있다. 생각이 없으면 몸이 망가지는(금이 간 것을 파탄으로 가정한다.)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각을 하자. 머리를 써라, 써!
모든 일은 직접 해보는 것이 제일이다. 글은 필사가 최고이고, 그림은 모사가 최고다. 직접 흉내를 내서라도 시작하면 익숙해진다.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익숙하지 못함이다. 낯설음이다. 서서히 말문이 터지면서 모델에게도 주문을 던진다. 진짜 그렇게 되었다. 모델과 소통을 하고 야생마와 같은 모델이 말을 듣기 시작한다. 이것은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60을 넘긴 나이에 바닦에 눕고 엎드려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엄청 흥미로운 일일게다.
집안에서, 직장에서 목에 힘 좀 주던 분이 이렇게 눕고 업드리면서 개구쟁이 같은 행위는 어린 시절의 재미를 다시 느낀 것이다.
웃음 소리가 들린다.
나의 주특기, 열중하며 찍다가 빼꼼히 얼굴을 드러내면 모든이들이 무장을 해제한다.
소통 끝!
이 사진을 볼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오겠지... 행복. 그것이 삶이자 행복이다. 즐거움이지.
강건너 대나무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멀리에서 나의 강의를 도강한 모양이다. 이래서 공개적으로 강의를 하면 안된다니까? 강의료를 받아야 되는데 말이야.
아무튼 만족스런 표정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전부 인사를 깍뜻이 받은 적은 처음이다. 요즘 강의를 하면서 조금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번에도 앞자리에 앉은 분에게 미안해서 선물을 주고 왔다. 그쪽으로 침이 너무 튀는 바람에....
길에게 길을 묻고 있었다.
포토에세이과정의 조연심교수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 바로 이건데.
딱 맞는 이미지가 있어서 살짝 찍어왔다. 이곳을 지나오는데 이놈이 나에게도 길을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그냥 귀찮아서 '초행'이라고 둘러댔다. 지가 찾으려 하지 않고 젊은 놈이 먼저 묻기부터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일단 찾아보고 물어봐라. 이놈아! 나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말이지.
뉴턴의 사과다.
사과는 욕망이다. 그 크기가 사람보다도 크고 나무 못지 않다. 이것을 우리는 과욕이라고 말한다.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끝은 없다이다.
강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옷은 입고 가야지. 강의중에 마음을 비우라는 이야기는 조금 했는데 옷을 벗어 놓고 가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강의를 할때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건성 건성하면 안될 듯하다. 꼼꼼하게 알아 듣기 쉽게 강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올림픽 공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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