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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일
도심 여기저기서 우리나라를 찾은 3.1절 의미를 찾아 태극기를 흔들고 재연행사도 하고 유관순 언니도 기리는 가운데
1년 이상을 함께 동거동락하던 흰동이가 죽었다.
요며칠 밥도 안 먹고 계속 잠만 자더니
결국 온 몸이 굳은 채 다른 나라로 가 버린 것이다.

작년 3월 큰 딸 유정이 생일 선물로 친구들이 돈 모아 사다 줬는데
매일 밥 주고 목욕시켜주고 하더니
어느 때 부터인가 밥도 제때 안 주고 목욕도 건너뛰고...
애들 대신 호박도 잘라 주고 당근도 주고 사료도 주고 했는데
그러면서 정이 들었나 보다,

photo by 유정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난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이구아나지만 거실 한 켠을 자리하고 있다가
가끔 스윽스윽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기도 하고
호박 잘라주면 낼름낼름 턱에 붙여가며 먹기도 하고
꼬닥꼬닥 눈 반쯤 감아가며 졸기도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photo by 지호


밤에 관을 만들어 흰동이를 넣고 편지도 쓰고 장난감도 넣어주고..
할머니 집 앞의 나무 밑에다 묻어 주고
표지도 만들었다고 한다.
아침내내 울었을 유정이가 좀 안 되 보인다.
그러나 작은 딸 지호가 키우는 밤동이(얘는 고슴도치다)에게 쏟는 정성이 과해졌다.
혹 잘못될까봐...

사람이든 짐승이든
건강해야 좋고
잘 먹어야 좋고
잘 자야 좋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40라운드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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