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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람들은 분위기를 친근하게 만들고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환영 받는 것같다. 수업에 있어서도 재미있는 선생님들은 인기가 많다.

제 작년에 6학년을 가르칠 때의 일이다. 학생들이 선생님들 몰래 카페를 개설하고 선생님들에 관한 인기투표를 진행하다가 불행히도 발각된 적이 있었다.

거기서 알게 된 진실은 잔소리하는 담임선생님이나 딱딱하게 가르치는 모범생 스타일의 선생님들보다 말을 재미있게 하고 수업을 일찍 끝내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생님이었다.

수업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잘 가르치냐 보다는 단순히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생님이 최고라는 사실에 허탈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그런 학생들을 나무랄 수 있을까?

역지사지로 내가 학생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나 역시 연수를 받다보면 끝까지 다 채우는 연수강사보다 융통성 있게 조금 일찍 끝내주는 강사가 더 좋았다. 제대로 열심히 가르쳐주는 것도 좋지만 재미있게 가르쳐주면 즐겁기 때문에 나 역시 재미있는 선생님이 더 좋았었다.

왜 학습자들은 재미 있는 수업에 목말라할까?

개그맨이나 연기자는 관객이 있다는 전제로 뭔가를 보여준다

괸객은 보면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전달방식이 보여주기와 관람하기 형태가 된다. 보는 이는 무대에 합류하거나 함께 체험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보는 형태가 된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앉아 있는 상태에서 주의집중력을 오랫동안 끌고가기는 쉽지 않다.

재미있거나 충격적이나 아름답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나 음악이라든가 계속 관람자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꺼리들이 필요하다.

다인수학급에서 주로 받게 되는 학습방법은 강의식 수업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관람객으로 바뀌고 교사는 개그맨이나 연기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즉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서 학생들이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만약 학습방법이 강의식이 아니라면 굳이 교사가 재미있는 사람이나 연기자가 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미술 시간에 각자 미술작품을 만들 경우, 체육시간에 운동연습을 한다든가, 과학시간에 실험실습을 할 때는 학생들 모두가 몰입상태에서 그 활동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므로 굳이 재미있는 선생님이나 연기자가 필요하지 않는다.

어쩌면 재미있는 선생님이나 연기자로서의 선생님의 역할은 지식의 효과적인 전이라는 면에서 바라보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지식전달이 아니라면 재미를 느끼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배움의 주체인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끌어내도록 한다면 말이다.

가르치는 데 있어서 재미와 연기가 필요할 때도 있으며 그런 조건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좀 더 쉽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학습자에게 접근 할 수 있는 한 가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재미있고 연기를 잘 하는 선생님이 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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