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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막걸리 열풍이 거세다. 지난주에는 모임을 함께하는 분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당연히 술을 한잔하게 되는데, 이 경우 과거에는 주로 소주였다. 1차는 고기와 함께 소주로 하고 2차는 맥주를 먹는 것이 우리네 직장인들의 회식코스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분의 말은 막걸리를 먹자는 거였다. 술집에서 같이 마시는 주변 테이블에서도 상당한 수가 막걸리였다. 소주보다는 도수가 약하니 먹기 편하고 먹고나서도 뒤끝이 없으니 더 좋다. 요즘 막걸리 먹는 방법은 예전하고 조금 다르다. 예전에 시골에서 농주로 먹을때나 대학시절 막걸리집에서 먹을 때는 막걸리 병이 나오면 뒤집어서 잘 섞은 뒤 잔에 따라서 먹었다. 지금은 절대 막걸리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막걸리를 그냥두면 위의 부분이 맑게 되는데, 흡사 일본술 정종처럼 맑은 모양을 한다. 이 상태 그대로 따라서 먹게되면 먹기도 편하고, 마신뒤에 머리가 아프지 않게 된다고 한다.

 

 

한 잔칫집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던 술이 떨어졌다. 그때 손님으로 와있던 예수는 술동이에 물을 가득 채우게 한뒤 술로 변하게 한다.  성서에 나오는 유명한 '예수의 기적'의 이야기이다. 이 술은 무엇일까 ? 바로 포도주이다. 기독교인들에게 포도주의 의미는 매우 각별하다. 교회에서는 매월 첫주일에 성만찬을 한다. 조그만 빵을 가지고 예수의 살이라 표현하며 먹고, 포도주 한잔으로 예수의 피를 의미한다. 물론 교회에서는 포도주 대신에 포도즙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 우리나라의 잔치집에 예수가 왔다면 그 물은 어떤 술로 변했을까 ? 당연히 막걸리였을 것이다. 여름철 비가 많이 오는 몬순기후대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벼농사를 짓기에 쌀로만든 막걸리를 빚어 먹을 수 있었다. 과거 쌀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동네 양조장에서는 옥수수나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지만 우리 집에서는 몰래 쌀로 동동주라는 이름의 막걸리를 명절때마다 만들었었다.

강수량이 적고 여름철 강수량보다 겨울철 강수량이 많은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자연상태에서는 벼농사를 지을 수 없다. 땅도 매우 척박하고 건조한 기후대이므로 여기에 가장 적합한 작물이 포도이다. 그래서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포도 농사가 매우 성하게 되고 로마시대 이후 프랑스 지방에서도 포도를 재배하여 프랑스가 포도로 만든 와인의 본산지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지중해성 기후를 나타내는 지역에서는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이 생산된다. 지중해 지역외의 대표적인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이고, 칠레, 호주등지이다.

 쌀을 발효시키면 막걸리가 되고, 이를 숙성.증류시킨 것이 소주이다. 마찬가지로 포도를 발효시킨 것이 포도주(와인)이고, 이것을 증류한 것이 브랜디이다. 보리를 발표시키면 맥주가 되고, 이것을 증류.숙성하면 위스키가 된다. 중국에서는 수수를 발효시켜 홍주를 만들어 마셨고, 이를 증류시켜 고량주를 만들었다. 용설란과의 어게이비(Agave)를 발효시킨 것이 멕시코의 국민주 플케(Pulque)이며, 이를 증류한 것이 테킬라(Tequila)이다. 카리브 해 연안의 럼은 사탕수수를 증류한 것이고, 러시아의 보드카는 감자, 그리고 네덜란드의 진은 옥수수와 라이보리를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막걸리 시장이 커지면서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이 와인 시장이란다. 각 지역의 특색을 나타내는 것이 막걸리이고 와인인데, 나른 나라의 술을 많이 마시던 우리나라 애주가들이 지역 특색에 맞는 막걸리의 맛을 새로 발견하고 와인대신 많이 마시고 있다니, 참 세상의 변화은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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