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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과 협력수업을 하게 되면서 내 수업과 크게 차별된 점을 꼽으라면 발표를 많이 시킨다는 점이다.

원어민과 수업을 해서일까? 따로 동기유발이 필요없을 정도로 원어민 선생님과 한마디 더 말을 나누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 발표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가르치는 학생들이 아직 발표를 많이 꺼려하지 않는 중학년이라는 특징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발표 수업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긴 하겠지만 그 중 '거수 방식'에 의해 이끌어가는 수업이 아직까지 우리 나라 수업에서는 익숙하다. 내가 초등학교 다녔을 때 출석번호가 60번대까지 있었고 교사로 첫발령을 받아 첫 담임을 할 당시에는 40번대까지 있다가 최근에는 30~35번대를 왔다갔다 한다.

교사가 질문을 통해 수업을 이끌어가고 반응을 학생들의 답을 통해 얻고자 할 경우 이렇게 학생수가 많다 보면 거수 방식의 지명 발표가 가장 쉽고 효과적이었던 방법이었던 것 같다.

 

 

 

공개수업을 참관하다보면 손을 드는 학생들이 적으면 왠지 교사가 수업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반면에 많은 학생들이 교사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발표하려 하는 모습은 수업이 활기차 보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같다.

발표의 특성상 대부분 적극적인 학생들이 동참하고 학습내용에 자신감 있는 학생들이 발표를 하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암암리에 전체의 수업 분위기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거수방식의 발표지명 수업을 오랫동안 관찰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거수하는 학생은 반응이 빨라 두뇌회전도 빠른데다가 구술 능력도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학생만 활동하기 쉬운 결과를 낳게 된다.(A형 독점,C형과 D형은 소외된다)

교실 수업에서의 발언유형별 학생 패턴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A형 : 거수를 잘하고 발언내용도 훌륭한 학생

B형 : 손은 잘 들지만 발언 내용이 그리 썩 좋지 않은 편

C형 : 거수하는 일은 적으나 좋은 생각(의견)을 가지고 있는 학생

D형 : 거수도 하지 않고 생각(의견)도 가진 것이 없는 학생

둘째, 거수에 대한 기회를 얻으려고 자신의 생각을 체계있게 정리하지 못하고 불충분한 내용을 말하기 쉽다. (B형의 발생)

셋째, 일단 손을 든 거수학생들은 모두 발표하려는 의자기 있는데 모두에게 기회를 주지 못해 몇 명만 발표하게 되므로 발표하지 못한 학생들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즉 발표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을 교사의 학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정도로 연계하기까지 하므로 발표에도 경쟁이 도입이 된다.

넷째, 발표할 기회를 얻기 위해 계속 손을 들고 있으면서 교사의 관심을 유도하다보니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귀기울여 듣지 못해 친구들로부터 배움을 얻기 힘들고 이미 발표된 내용을 또 말하는 실수를 저지르기까지 한다.

다섯째, 교사 또한 많은 학생들을 시켜줘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학생들이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주거나 칠판에 옮겨주어서 학습에 재활용하기 어렵다. 학생들의 대답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거수방식의 수업을 보완하면서 발표지명에 민감한 아이들을 고려할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손가락으로 이제까지 발표한 횟수를 표시하게 하기

해당 수업 시간에 발표한 횟수를 손가락으로 표시하게 하여 발표를 고루 시켜 보자. 손가락이 5개이므로 다섯번 이상일 때는 주먹을 줬다 폈다 한다.

사전에 학생들에게 발표기회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한번도 발표하지 못한 친구가 있다면 발표기회를 양보해 주도록 양해를 구하면 좋다.

2. 일어서서 발표하기

질문에 대한 답이 공통적인 답이 나왔을 경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해서 서운함을 조금이나마 감해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의견을 가진 학생들은 모두 일어나게 하고 한 명의 학생이 답을 하면 같은 의견을 가진 학생들은 제자리에 앉게 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표현을 한 것이 되어 표현의 욕구를 분출시켜 줄 수 있다. 계속 앉지 않고 서있는 학생에게는 다른 의견을 또 물어보게 되므로 한번에 전체 의견을 파악하기 좋은 방법이다.

3. 먼저 스스로 답해보게 하기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먼저 말하려는 욕구는 경쟁의식에서 출발한다. 신속성보다 내용의 충실성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할 시간을 준다.

아래는 그 방법들 중의 하나이다. 단답형이나 객관식에 효과적이다.

1. 마음속으로 답하기

2. 소리내어 답하기

3. 손가락으로 허공에 답쓰기

4. 공책에 답쓰기

5. 몸으로 표현하기(손가락이나 팔을 이용)

4. 다양한 형태의 지명방법을 활용하여 변화를 주기

학생들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꼭 교사에게 그 의사를 표시하게 할 필요없이 협동학습 구조를 활용하거나 참여 수업 방법들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의견을 모아 가는 방법이 오히려 활발한 수업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번개'라는 간단한 말하기 방법을 활용하여 짧은 시간 동안 전체 의견을 말하고 듣는 방법이라든가, 공을 이용하여 발언순서를 조정하는 방법도 하나의 예라 할 수 있겠다.

간혹 교사 대신 학생들끼리 지명하여 거수 발표하는 경우가 있다. 이 방법은 얼핏 보면 학생 상호간에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학생들은 여학생들만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고 남학생들은 남학생들을 주로 선택하려 한다. 게다가 여학생들은 평소 친한 학생들을 배려하려 하고 남학생들은 발언권이 센 학생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있으니 이런 방식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 범위를 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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