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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사랑 내곁에]의 마지막에 주인공 백종우(김명민 역)가 죽은 후 이지수(하지원 역)가 흔들리는 목소리로 부르던 노래였다. 그 노래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김명민의 목소리로 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내 눈에도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 하는데...
애써 웃음 지으며 돌아오는 길이
왜그리도 낯설고 멀기만 한지.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 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이 세상 하나 뿐인 오직 그대 만이
힘 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원래 사람은 다 죽어, 순서가 따로 없어. 그러니까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야"

법대를 나와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던 전도유망한 한 남자를 손가락 하나까지도 꼼짝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것은 바로 "루게릭병" -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병은 지능,의식,감각과 같은 다른 세포는 다 멀쩡한데 운동신경세포만 파괴하는 희귀병이다.

하나밖에 없던 핏줄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정성을 다해 지수가 염을 하던 것을 지켜보던 종우는 사랑을 느끼며 프로포즈를 한다.
하얀 국화꽃을 건네며... "내곁에 있어 줄래?"

자신의 직업 때문에 벌써 두 번이나 결혼했다가 이혼을 한 지수는 이미 사랑이라든가 남자라든가 하는 것을 믿지 않는 여자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자신의 손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종우의 말에 마음이 풀려 다시한 번 사랑을 약속한다.
그리고 이미 끝이 보이는 사랑을 시작했다.

비록 병상이긴 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해하는 백종우와 이지수

오늘보다 내일 더 말라야한다고 하는 강박관념이 그를 진짜 루게릭병 환자로 만들었다.



이번 영화가 세간의 화재가 된 이유는 바로 주인공 백종우 역을 맡은 김명민의 몸 때문이다. 무려 20kg여를 뺀 그는 이 영화 대본을 처음 본 순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걸 내가 어떻게 해? 이거하면 나 죽어. 죽는다고"

이 말을 듣고 박진표 감독은 그게 바로 배우라고 하면서 100% 신뢰를 보였다고 한다.

진짜 이 영화를 찍으면서 3달 동안 김명민은 하루하루 말라갔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했다. 180cm 키에 50kg정도까지 마른 그의 몸은 영화가 아닌 실제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의 몸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런 투혼을 보였기에 역시 김명민이다 싶었다. 그래서 그가 했던 영화나 드라마가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나 보다.

하지수의 연기도 마음을 움직였다. 화장기없는 얼굴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꼈고 쥐잡아먹은 듯한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핑클 노래에 맞춰 김명민에게 춤을 선물하던 병실에서의 이벤트... 그것이 김명민이 이세상에서 본 마지막 영상이 되었다. 그 이후 그는 사랑의 노래를 마음으로 불러주고 바로 뇌사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사랑하던 남자 백종우를 직접 염해주는 장례지도자 이지수... 이런게 사랑이구나...



"왜 보내. 누구 편하자고 보내"
뇌사 상태인 백종우를 보내자는 아빠의 말에 이렇게 울부짓던 이지수는 결국 이 세상의 마지막 끈까지 놓아버린 백종우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스스로 보내준다. 발톱을 깍고 얼굴을 화장시키고 예쁘게 머리도 빗겨주고...
그 모습이 왜 그리도 경건하던지... 
사랑하면 결국 죽은 모습도 사랑하게 되는가 보다.
조금의 무서움이나 망설임도 없이 그 사람을 보낼 수 있으려면 살아있는 동안 아낌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그런 영화였다.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들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전쟁이면서 삶이고 사랑이었다.

4년째 그림처럼 누워있는 아내를 위해 이벤트를 하고 예쁜 옷도 입혀주고.. 이런 남편 두고 누워있는 마음이라니...

9년째 한결같이 남편을 간호하는 아줌마. 병원 허드렛일을 하며 병실의 엄마역할을 한다. TV프로그램에서 기적같이 일어나기를 기원하며 촬영을 하지만 요지부동인 남편의 따귀를 때리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나를 이렇게 골탕먹일 수 있냐며 차라리 죽으라며 울부짓는 모습에 모두 함께 울기도 했다.

얼음판의 요정이었던 딸이 트리플악셀 후 넘어졌고 척추를 다쳐 다시는 피겨를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게 된 손가인.. 아이돌가수인데 8kg을 찌우고 인생 자체가 꺽여버린 젊은 청춘의 애절함이 마음을 흔들었다.

형이 식물인간이 된 후 삼성전자를 퇴직하고 돈을 모두 병원비로 쓰고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퇴원을 요구하다 그것은 살인행위라는 의사의 말에 거칠게 대항하던 동생... 결국 병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돈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얼마남지 않은 사랑임을 알기에 하루를 1년처럼 살아야한다고 하는 말이 기억난다.

모든 것이 풍성해지는 추석연휴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런 풍성한 추석 이후에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우리는 서로 평생 살 것처럼 행동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미루고
미안하다는 말도 미루고
고맙다는 말도 미루고
그렇게 시간이 간다. 마치 1년과도 같은 하루하루가...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자.

"이담에 내가 행복하게 해 줄께"
김명민의 말에
"이담이라구? 그냥 지금 순간순간을 즐겨. 그게 쌓이면 결국 행복한 삶이라구"
라고 답하던 하지원...
그게 사랑이지 싶다.


바로 지금 내가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하고 있다고 알게 해 주는 것.

자존심이 아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내가 사랑하고 아끼고 있음을 알려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내사랑 내곁에] 가 나에게 준 사랑이었다.



Writer Profile
조연심  집단지성 네트워크 '더포티라운드 The 40 Round'

프로가 되게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M리더십, "여자, 아름다움을 넘어 세상의 중심에 서라" 출간. 지식소통 전문가로서 개인브랜드 구축을 위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영향력, 그 중심이고 픈 로비스트랍니다. 
 www.mu-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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