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10년 정도 늘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하면서 교과서를 깨끗하게 사용해 왔었다. 교사는 교과서에 주석을 달지 않고도, 지도서를 보지 않고도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제대로 된 교사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교사용 지도서를 보고 수업하는 것은 수업 준비가 안 된 것이고 교과서에 주석을 다는 것은 내 자신이 스스로 못나다는 걸 마치 인정하는 듯 했다.

또 교사용 지도서는 선배교사들이 쓴 것을 물려받아 재활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물려받아 쓸 때에도 깨끗한 상태들이 대다수였다. 아마도 재활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지도서에는 메모를 하고 싶어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전담을 하게 되면서 교과서 활용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수업에 관한 피드백을 메모할 곳이 필요해서 교단일기도 쓰고 지도안에도 써보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해 봤다. 순간 순간 포착되는 아이디어나 학생들 관찰자료를 빨리 메모하기에는 교과서가 최고라는걸 알게 되었다.

 

 

1. 수업 전  

 

- 교과서 여백에 학습 목표나 학습문제 그리고 주요학습활동이나 자료, 유의점 등을 메모하여 활용하자. 특히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동영상 총 재생 시간 같은 것을 기록해 둔다면 남은 시간 활용을 융통성 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 여백이 모자랄 경우 프린트해서 따로 붙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단원 전체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면서 수업 차시를 진행하고 싶다면 단원 지도계획을 프린트해서 붙여 놓고 수시로 조정을 할 수 있다.

 

 

 

- 수행평가계획 및 학습지를 미리 축소복사해서 교과서에 붙여 놓자. 수행평가 계획이 완료되면 수행평가지를 4쪽 모아찍기로 축소 복사한다. 그걸 필요한 부분만 오려서 해당 차시에 붙여 놓으면 시기에 맞춰서 빠트리지 않고 수행평가를 할수도 있을뿐만 아니라 평가를 적용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이나 수정할 사항 등을 그 때그때 메모할 수 있어 좋다.

 

 

 

 

2. 수업 중

 

-학생들이 활동 중 어떤 질문들을 많이 하는가? (전담의 경우 같은 수업을 진행하므로 똑같은 질문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분의 이해가 어려운 가?, 어떤 부분에 흥미를 갖는 가?  등을 수시로 메모하다 보면 한 권의 교단일기가 될 수 있고 수업 지도안 책이 될 수 있다.

-오늘 배운 핵심 내용과 키워드를 다음 시간 복습 키워드로 기록해 놓는다.

 

 

3. 수업 후

 

- 학년말이 되어 학생들을 한 학년 승급시키거나 졸업 시키면 상, 중, 하 학생의 교과서를 모아 보는 것도 학생들의 자료수집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교사에게는 어떤 부분에서 상, 중, 하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지,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보통 교과서를 물려 쓰지 않고 학년말이 되면 많이 버리게 되므로 동의를 얻어 구해놓았다가 다음 번에 같은 학년이나 교과를 가르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실물화상기를 활용한다면 학생들에게 좋은 샘플이 될 수 있다. 샘플은 꼭 잘 완성되거나 잘 쓴 것들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은 실패의 사례나 미진한 사례를 보여주고 왜 이 부분이 문제가 있는가를 학생들로부터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적어도 보여준 '하'수준처럼 되지 말아야지 라는 비교도 하게 된다.

 

 

 

4. 선배 선생님들의 교과서를 물려 받자.

 

선배교사들의 교과서를 직접 얻게 되면 헌 교과서에 기록되어 있는 선배교사의 지도를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는 미치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에 대한 착안이나 주석이 굳이 매번 묻지 않고도 수업의 깊이를 더해 준다.

 

 

10년 전에는 깨끗하던 교과서가 지금은 너덜너덜해졌다. 대신 교과서를 펼치면 그 당시에 어떤 수업을 했는지 굳이 컴퓨터 파일들을 찾지 않아도 일목요연하게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어떤 점들이 문제였는지도 말이다.

초등학교는 담임 학년이나 교과전담 교과를 중임해서 맡는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교과서를 활용한다 할지라도 재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작년에 음악과 영어를 맡았었는데 영어교과서는 작년에 이어서 재사용해서 정보를 추가해가고 있고 음악교과서는 후배선생님께 빌려 드렸다. 이제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하신 분이라 도움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나름 기쁘다. 나도 그런 선배선생님들이 있으면 좋겠다. ^^;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